정부가 오는 2009년부터 ‘낚시인 신고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자 낚시 동호인들이 “취미활동을 하는데 신고를 해야 한다는 건 지나친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19일 “무분별한 낚시로 어족자원이 고갈되고 수질이 오염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낚시 등 유어(遊魚·취미 어업)행위 관리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키로 했다.

신고제가 도입될 경우 낚시터가 있는 기초자치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이나 관할 해양경찰서장(바다낚시의 경우)에게 신고를 해야만 낚시를 할 수 있게 된다. 또 신고를 할 때는 자치단체에 일정액의 수수료를 내야 하고, 신고 없이 낚시를 하다 적발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현재 해양수산부와 낚시 단체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는 신고 수수료는 5000원 선이다. 또 한 번 신고한 지역에서는 추가 신고 없이 1~5년 정도 낚시를 할 수 있고 유료 낚시터, 65세 이상 고령자, 신고 낚시인과 동반한 가족 등은 신고 의무가 면제된다.

해양부는 당초 소양 교육을 신설하고 자격 시험을 통과해야만 낚시를 허용하는 면허제나, 행정기관에 낚시인으로 등록해야만 낚시를 할 수 있는 등록제를 검토했으나 낚시 동호인들의 반발로 철회했다. 그러나 낚시 동호인들은 “신고제 역시 서민 레저인 낚시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이며, 수수료와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사실상 낚시세(稅)를 신설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김동현 한국낚시연합 회장은 “낚시터가 있는 기초자치단체별로 신고를 하면 너무 불편해지고 수수료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집계에 따르면 전국에 낚시를 하는 인구는 570만명 정도이고, 이 중 주요 취미로 하는 낚시인은 100만명 정도다.

정부는 앞으로 공청회를 열어 낚시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8월쯤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2006/09/20 조선일보 이진석기자 island@chosun.com